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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예의 태봉 연호가 적힌 목간’ 출토

‘궁예의 태봉 연호가 적힌 목간’ 출토

  • 기자명 나정식 기자
  • 입력 2023.11.15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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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 대모산성 학술 발굴 중 

양주 대모산성(사적 제526호)에 대한 13차 학술 발굴조사 중 성내 상단부 집수시설에서 태봉국의 연호가 쓰인 목간이 출토됐다. 
양주 대모산성(사적 제526호)에 대한 13차 학술 발굴조사 중 성내 상단부 집수시설에서 태봉국의 연호가 쓰인 목간이 출토됐다. 

[경기도민일보 미디어 나정식 기자] 양주시와 재단법인 기호문화재연구원(원장 고재용)은 문화재청에서 예산을 지원받아 추진 중인 양주 대모산성(사적 제526호)에 대한 13차 학술 발굴조사 중 성내 상단부 집수시설에서 태봉국의 연호가 쓰인 목간이 출토됐다고 15일 밝혔다. 

이 목간은 8각으로 나무를 다듬어 그중 제1면에 ‘정개삼년병자사월구일(政開三年丙子四月九日)’ ‘성(城)’ ‘대정(大井)’ ‘대룡(大龍)’이라는 단어가 묵서되었다.  

내용은 태봉국 3년인 병자년 4월9일에 성의 큰 우물에서 큰 용을 위한 제의 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며 큰 용은 왕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정개는 태봉국에서 914년부터 사용했던 연호이고 정개 3년은 병자년으로 문헌 기록과 일치된다.

출토된 목간은 길이 30㎝의 원통형 나무를 8각으로 면을 다듬어 여섯 면에 한 줄씩 발원문을 쓰고 제7면은 비우고 제8면에 사람 얼굴과 3줄의 묵서가 있다. 

제1면에 위의 내용을 적어 의례의 목적을 밝히고 있으며 제8면에는 사람의 얼굴과 세 줄의 묵서가 쓰여 있다. 

아직 전체 내용은 알 수 없으나 주술적인 용도로 제작되었음을 추정케 한다.

한반도에서는 묵서가 확인된 목간의 출토 수량은 250여점뿐이다. 

그리고 대부분 세장형으로 만든 납작한 형태가 주류를 이루며 대모산성 출토품과 같이 다각면 목간인 고는 그 수가 많지 않다. 

목간의 용도는 물품 꼬리표나 신분증명서가 대부분이며 의례에 쓰인 것은 몇 예에 지나지 않는다. 

이러한 고는 문서의 메모나 논어 등의 학습용으로 쓰인 예가 있다. 

그러나 이번 출토품은 의례에 사용되었으며 제작연대가 확실하고 글자의 숫자도 8면에 120여 자(字)의 묵서가 있어 지금까지의 출토품 중에서는 가장 많은 내용을 담고 있다.

한편, 목간과 함께 길이 30㎝의 작은 배 모양의 목기가 함께 출토됐다. 소형의 배 모양 목기의 출토 예는 경주 월성에서 확인된 바 있는데, 이 목기 역시 주술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대모산성에서 출토된 태봉국 목간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출토된 연호명 목간으로 절대 연대를 알려주는 귀중한 자료가 된다.

아울러 가장 많은 글자 수에 초대형으로 출토되었기 때문에 앞으로 신라와 궁예의 태봉, 왕건의 고려와의 관계를 살필 수 있다는 당대의 문자 자료가 된다. 

이로써 양주지역이 가지는 지정학적 요충지가 삼국시대만이 아니라 후삼국시대에도 그 역할을 수행했다는 사실에서 그 역사적 가치는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강수현 양주시장은 “우리나라 최초로 궁예의 태봉국 관련 목간이 출토된 만큼 관계 기관과 협의를 거쳐 조속히 목간 판독 회의를 개최한 후 그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라며 “앞으로 역사문화도시 양주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대모산성의 발굴조사에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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