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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화성에서 띄우는 편지 214/우호태 시인·영화감독

기고] 화성에서 띄우는 편지 214/우호태 시인·영화감독

  • 기자명 경기도민일보
  • 입력 2023.09.24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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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호태시인·영화감독
우호태시인·영화감독

깊은 눈이 머무는 곳에

고요한 햇살이 듬성듬성 띄는 들녘을 어룬다. 

‘모교 병점초교 이전 결사반대’ 현수막이 설치된 초교 정문에는 불합리한 일선 교육·행정으로 동문과 자모들이 가을 햇살을 붙든 채 몇 날째 고생하는 터라 응당 동문으로 오가며 들르는 참새 방앗간이 되었다. 

학교장, 교육장님과의 면담을 시작으로 기자회견, 거리서명 등이 내를 이뤘다. 초교 정문 앞 도로가엔 동창회별 현수막이 이어 달린다. 내일은 동문회와 자모들이 벌말초교 병점동 체육대회에 지역주민과 한껏 공명을 이룰 테다. 24일엔 초교 운동장에서 동문, 학부모, 지역주민이 모여 고향의 정감을 지키려 민속놀이를 개최한다. ‘결사반대’, 그 결의를 다지니 깊은 강물이 흐를게다.

깊어가는 강물을 막아서야 되겠는가!

청년의 기상 100만 도시의 화성시가 아니던가!

화성시엔 권역별로 남양초교, 동탄초교 등 100년이란 깊은 역사를 자랑한다. 마루가 높이 솟으려면 골이 깊어야 하는 법이다.

병점초교도 만국기 펄럭이던 가을 운동회, 리별 단합을 가져온 광복절 체육대회 등 지역사랑을 흠뻑 돋우던 그 세월이 70여년이 지났다. 깊은 강물이라야 큰 물고기가 노니는 법이다. 꿈나무들을 위해서, 지역공동체를 위해서 뭉쳐야 한다. 그것이 내 사랑이자 지역공동체의 어울림이요, 뜨거운 애정이다. 그때 그곳에 함께하는 일이 자존이다. 모이자.

저녁나절 ‘KBS 열린 음악회’가 열리는 옛적 발안의 종합운동장으로 달려간다. 깊은 눈에 든 병점초교 운동장 가을 햇살이 참 곱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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