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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화성에서 띄우는 편지 203 / 우호태 시인ㆍ영화감독

기고] 화성에서 띄우는 편지 203 / 우호태 시인ㆍ영화감독

  • 기자명 경기도민일보
  • 입력 2023.05.30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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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호태시인ㆍ영화감독
우호태시인ㆍ영화감독

 

뿌리를 찾아서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이”처럼 걸림이 없는 ‘종심’의 70대분들과의 만남이다. 하시는 말씀마다 삶의 이력은 물론이요 주변에 얽힌 보배로운 서부지역 해안역사가 휘리릭이다.

주말 ‘상안농장’을 경영하는 홍응유 회장님으로부터 주변지역에 잠자는 역사(?)를 들으며 메모장에 호기심을 가득 채웠다. 더구나 필자 가문인 수원군수 혈연의 뿌리도 알게 돼 이 또한 ‘기분 좋은 날’에 흥미로운 만남이다.

문어를 비롯한 해산물과 맛난 총각김치를 연실 꿀떡한 후 원두막에 오르니 ‘바다뜰포도 작목반’ 구성 등 “제 일에 미쳐야 한다”며 “흙에 살리라”는 농장주인의 철학인 듯한 서체(상선약수, 일신월성, 안분지족)가 눈길을 끈다.

건국훈장애국장을 수상하신 농장주인 조부님을 이었을까? 석탑산업훈장과 280여회에 달하는 각종 표창, 수상한 상장들엔 ‘화성포도’ 해외 판로를 비롯해 참된 영농과 지역봉사에 헌신한 홍 회장님의 젊은 날의 여정이 수북하다.

하아~ 하아~. 텃골마을(상안리) 뒤편에 여우재와 염불재를 경유해 비교적 높이 솟은 염불산(해발 163m) 정상에 오르니 숨이 가쁘다. 남북과 바다로 연결하는 조선시대의 해안 봉수5로에 해당하는 일칭 봉화산이라고도 불리는 산 정상에는 봉수대 터가 남아있다.

사방이 트였다. ‘생태환경뉴스’에 중국문화기행을 멋스레 연재하는 박충순 전 백석대 교수님이 깊은 지식은 가리운 채 태어나 자란 고향의 앞실, 은쟁이, 구름내, 지천말, 은수포에 이르는 길까지 세세히 일러주신다.

바다건너로 젊은 날의 분주한 발길을 접고 텃골에 끌려 정착했다는 ‘양산박’의 노지심의 품새인 하성인 ‘텃골말’ 산행대장님의 성큼한 발길과 말길이 산 아래 텃골말로 메아리다. 산자락에 둥지 튼 홍영호 회장님의 부지런한 손길에 텃골에 숨이 돌고 조용히 이곳에 닻을 내린 조병윤 회장님은 아늑한 전원생활에 만족이라신다.

오호라!

호리병 모양새의 텃골의 기상일 게다. 그 옛적 이름한 실크로드길로 화성(서신)포도가 나서려나!

그 옛적 이름한 해상길목 당성 인근인 텃골에 드라마틱한 화성 서부지역 해안역사를 깨울 지역연구소가 탄생하려나!

상안리(텃골)에 농협, 문화원, 지인 등 여러 단체의 봉사 손길과 발길들이 이어진다. 산세 좋고 물 좋은 텃골에 ‘칠년대한’에도 마르지 않는 두 우물도 있었다니 그 옛날 영화가 다시금 피어나길 기대하며 환한 마음으로 귀갓길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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