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리뷰] 최홍규 경기사학회장 ‘솔바람 소리’    
[신간 리뷰] 최홍규 경기사학회장 ‘솔바람 소리’    
  • 김영천기자
  • 승인 2021.05.19 13: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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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홍규 경기사학회장
최홍규 경기사학회장

최홍규 경기사학회장 저술서  

한 역사학자의 삶과 학문 그리고 어머니  

 

[경기도민일보 김영천기자] 대학 정년 후 16년 만에 술이 두터운 신간을 낸 최홍규(전 경기대 사학과 교수) 경기사학회장은 4ㆍ19세대에 속하는 역사학자이다. 

최 회장은 일찍이 민족주의 사학자 신채호 관련 학술서 ‘신채호의 민족주의사상’(단재기념사업회, 1983), ‘신채호의 역사학과 민족운동’(일지사, 2005)을 비롯하여 조선후기 실학자에 대한 개척적인 역저 ‘우하영의 실학사상연구’(일지사, 1995), 박지원의 ‘국역 과농소초’(아세아문화사, 1987), 정조와 화성 연구서인 ‘정조의 화성 건설’(일지사, 2001) 및 ‘정조의 화성 경영 연구’(일지사, 2005) 등의 저술을 간행한 바 있다. 

그는 고려대 3년 재학 중 논설과 행동을 통해 1960년 4ㆍ19혁명에 주도적으로 참여했고 1980년대 초중반 5공 치하에서는 지식인으로서의 민주화운동에 가담한 끝에 해직교수로서 5년간 뼈아픈 고통과 좌절의 시간을 보냈다. 

1985년에 기필, 최근에 이르러 36년 만에 완성된 장편 회상기 제1장 ‘솔바람 소리’는 개인사적 독서와 사색, 역사학자로서 시대성찰을 대위법적으로 교차시킨 긴장감 넘치는 학문적 회고록이다. 5년간 해직교수로서 고뇌어린 시련의 한가운데서도 좌절하지 않고 신채호, 우하영, 박지원, 황현, 한용운, 윤동주, 이육사 등에 대한 연구와 경기지역사를 학문적 차원에서 개척하려 한 그의 선구적 의지와 긴장감 넘치는 문장력이 크게 돋보인다. 

제2장은 저자의 큰 학문적 관심사였던 조선후기 향촌 사회와 실학, 그중에서도 우성전, 정조, 우하영, 박지원 등과 화성 신도시 건설과 경기지역 향촌 사회의 변화에 대한 연구 과정에서 얻어진 논고들이다. 

제3장은 한말과 일제강점기를 통해 기념비적인 역사적 인격으로서 근대 민족운동사와 사학사에 성좌를 차지한 안중근과 신채호의 활동과 저작을 조명한 글이다. 민족영웅 안중근의 국권회복운동, 하얼빈 의거, 동양평화론은 안 의사가 지향했던 중심 테마로서 의미가 크고 독립운동가, 민족사학자로서 불멸의 업적을 남긴 단재 신채호의 민족주의의 특징과 초기 역사 전기물의 내용을 체계적으로 해제한 논고라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가 있다. 

제4장 정조시대 수리시설로 축조된 만년제 연구는 화성 신도시 건설 과정에서 축조된 제언의 역사적 배경과 수축의 의의를 구조적, 실증적으로 밝힌 연구라는 점에서 이 시대 농업과 관개 수리 정책을 이해하는데 필수적인 연구논문이라고 할 수 있다. 

제5장은 국내 세계문화유산을 유형과 무형별로 나누어 그 등록현황을 살펴봄으로써 관광의 차원에서도 연구자는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참고자료가 될 수 있다. 

저자가 40여년간 집중적으로 연구해 온 우하영의 독립된 저작 제6장 ‘국역 관수만록’은 18세기 말 정조의 화성 신도시 건설 과정에서 제기된 지방행정구역 개편과 농업, 상공업 개혁 등 현안의 문제들을 생생하게 파헤친 고전적인 저작이다. 정조시대의 수원지방 사정을 이해하는데 참고될 부분이 적지 않다.

제7장은 새로 발굴된 정조의 편지글을 통해 정조라는 계몽군주의 현실정치에 대한 경륜과 반대 당파를 포함하여 국정 수행 과정에서 신료들을 노련하게 다루는 통치자로서의 통념을 뛰어넘는 위상을 엿볼 수 있다. 

이 책은 고뇌의 끈을 놓지 못하고 역사와 문학에 전념하는 연구자들과 독서가들에게 시련과 좌절을 딛고 탐구와 도전의 의지를 견지하며 학문 속에서 구원을 찾으려는 저자의 구도자적인 자세와 의지에서 각성과 성취의 지향점을 추체험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민일보, KGD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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