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전문변호사가 설명하는 시댁갈등 재판상 이혼 사유
이혼전문변호사가 설명하는 시댁갈등 재판상 이혼 사유
  • 고석희 기자
  • 승인 2021.04.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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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은 변호사는 이혼전문변호사로서 이혼 상담을 하다 보면, 남편에 대한 불만 못지않게 시댁 식구들에 대한 불만 때문에 결혼 생활을 계속 유지할 수 없다며 찾아오는 의뢰인이 상당수를 차지한다. 한 통계에 의하면 매해 1만 쌍 정도는 ‘부부갈등’이 아닌 ‘고부갈등’으로 이혼하게 된다고 한다. 현재 우리 민법은 ‘배우자 또는 그 직계존속에 의한 심히 부당한 대우’ 및 ‘자기의 직계존속이 배우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를 이혼 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며느리의 입장에서는 시부모님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남편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부모님이 아내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각각 이혼 청구를 할 수 있다. 문제는 과연 어떠한 경우를 ‘심히 부당한 대우’가 있을 때라고 볼 수 있을 것인가이다.

심히 부당한 대우란 부부로서 동거 생활을 계속하는 것이 고통스러울 정도로 신체, 정신에 대한 학대 또는 명예훼손, 모욕을 당하는 경우 이혼소송의 사유가 된다고 보고 있다. 민법 제840조에는 이혼이 가능한 이혼 사유가 명시되어 있는데 그중 제3호는 배우자 또는 그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이혼이 가능하다고 규정되어 있다.

여기서 민법에 규정된 재판상 이혼 사유 3호에 해당하는 부당한 대우란, 정신적·신체적 학대와 더불어 모욕을 당하는 경우, 그리고 시댁의 행위로 인하여 결혼생활을 유지할 수 없을 만큼 파탄이 난 경우를 말하며 이혼 사유로써 재판이혼의 청구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고부갈등뿐 아니라 시아버지, 장모와 사위 관계에서도 성립이 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심히 부당한 대우’라고 한다면 그 정도와 수준에 있어 개인적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이혼 사유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 필요하다.

판례를 보면, 며느리가 다소 저능하다는 이유로 시부가 평소에 술만 먹으면 며느리를 친정으로 가라고 폭언을 일삼아 학대한 경우, 시부모 등 시집 식구들이 며느리를 식사 등에서 한 가정의 일원으로 대하지 않고 여러모로 차별 대우를 한 경우, 돈의 사용처를 온 식구들이 모인 자리에서 죄인 다루듯 추궁하고 아들 부부의 부부생활, 심지어 잠자리에까지도 여러모로 간섭을 하고 며느리에 대한 험담, 악담을 예사로 한 경우, 장모의 뺨을 때리고 발로 찬 경우, 고령의 시모를 폭행하고 냉대하여 집에서 축출한 경우, 법원은 각각 심히 부당한 대우가 있었다고 판단한 바 있다. 

배우자뿐만 아니라, 제3자가 이혼에 책임이 있을 경우에는 그 제3자를 상대로 한 위자료 청구도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배우자의 불륜으로 이혼 소송을 할 경우 혼인 파탄의 책임에 대해 배우자 뿐 아니라 공동불법행위의 책임을 물어 상간자에게 위자료를 청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혼인 파탄의 책임이 시댁과의 갈등에 있고 시부모가 혼인 파탄의 결정적 역할을 했다면 이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 물론 단순한 ‘갈등’상황만으로는 위자료 청구가 어렵다. 

혼인생활을 하는 것이 어려울 정도로 신체 및 정신에 대한 학대 또는 명예에 대한 모욕 등 ‘심히 부당한 대우’가 있어야한다. 서울가정법원 재판부는 30대 여성 A 씨가 남편과 시부모를 상대로 낸 이혼과 위자료 청구 소송에서 "시부모와 남편은 A 씨에게 위자료 3천만 원을 지급하라"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시부모가 경제적 지원을 빌미로 두 사람 결혼생활에 간섭하면서 며느리에게 폭언을 했고, 남편은 매사를 부모에게 의존한 만큼 남편과 시부모 모두에게 혼인 파탄의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또 시어머니가 맞벌이하는 남편의 아침밥은 물론 시누이를 챙기는 일까지 종용하고 간섭해 부부관계가 파탄에 이르자 이를 중재하지 못한 남편은 물론 시어머니 역시 부인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판결 또한 존재한다.

여아를 임신했다고 시아버지가 낙태를 요구하는 등 부당한 대우를 했다며 40대 여성이 남편과 시아버지를 상대로 이혼 및 위자료 5천만 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경우도 있다. 

B 씨는 1998년 남편과 결혼 뒤 두 딸을 출산했는데 이후 쌍둥이마저 성별 검사 결과, 여아로 밝혀지자 남편과 시아버지가 낙태를 요구했고 이후 시아버지는 며느리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나무라고, 자녀 양육 문제와 생활비 지출 문제 등을 놓고도 의견이 서로 맞지 않을 때 자신의 의견을 따르라고 윽박지르는 경우가 많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B 씨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민법이 규정한 이혼 사유인 '배우자 또는 그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나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남편이 가출 이후 관계 회복을 바라면서 마음을 돌리기 위해 노력해 왔고 시아버지도 자신의 존재로 말미암은 아들 부부의 고통을 뒤늦게 알고서 분가를 허락하며 노력하는 점, 원고가 가출 전까지 이혼을 요구한 적이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혼인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됐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처럼 결국 실무에서 시부모나 제3자를 상대로 한 위자료 청구는 상당히 엄격하게 심사하므로 확실한 증거가 필요하며 이혼을 준비하려면 반드시 이러한 증거가 있어야 재판상 이혼에서 이혼 사유를 인정받을 수 있고 위자료도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위 사건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받은 B 씨는 시아버지와 남편의 부당한 대우를 참다가 결국 이혼 소송을 냈지만, 평소 자신의 불만을 드러내지 않고 참은 것이 오히려 이혼 청구 기각의 결정적인 원인이 되었다. 

과거에는 참고 인내하는 것이 미덕이라고 칭송하기도 했지만, 개인의 행복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부당한 대우를 참는 것이 능사가 아닐 수 있다. 부당한 대우로 결혼 생활을 유지할 수 없다면 이혼이 한 가지 답이 될 수 있겠다. 다만 시댁과의 갈등으로 인하여 이혼을 선택하는 것에 대해 혹 주변에서 자신이 너무 예민하게 군다고 생각할까 봐 선뜻 결정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갈등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은 것이어서 이혼 여부를 결정하기에 앞서 갈등 해결을 위한 나름의 해법을 찾는 것은 중요하다.  따라서 모든 해결방안들에 대해 상정해놓은 다음, 이혼전문 변호사와 상담을 통하여 이혼을 선택하게 될 경우 또는 그렇지 않을 경우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법적인 조치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미리 조언을 구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경기도민일보, KGD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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