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 푸르른 충도의 바다로 홀연히 길을 나선 처녀 뱃사공
인간극장, 푸르른 충도의 바다로 홀연히 길을 나선 처녀 뱃사공
  • 황지연 기자
  • 승인 2017.08.24 0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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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 완도군 녹동 신항에서 뱃길로 1시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충도에는 다시마 농사를 짓는 여선장 김가영 씨가 살고 있다.

‘인간극장’에 아버지가 시작했던 미역공장 터에서 다시마 작업장을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말하는 전라남도 완도군 금일읍 충도의 처녀 뱃사공 김가영(50) 씨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녹동 신항에서 뱃길로 1시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완도군 금일읍 충도. 이곳에는 다시마 농사를 짓는 여선장 김가영 씨가 살고 있다.

이번주 KBS 1TV 휴먼다큐 미니시리즈 ‘인간극장-안개가 걷히면’편에서는 결혼 후 고향인 충도를 떠나 육지에서 살다가 9년 전 다시 충도로 돌아와 남자들도 힘들다는 다시마 농장을 일구고 있는 당찬 여선장의 이야기가 전파를 탄다.

8월 24일 ‘인간극장’ 4부 방송에서는 전날 3부에서 전해진 큰 아들을 가슴에 묻고 사는 어머니와 이혼 후 그리운 자식을 만날 수 없는 가영 씨의 아픔이 닮은 모습이 그려진 가운데 어느 날, 일찍 충도에서 다시마 작업을 마치고 홀연히 길을 나선 가영 씨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 “다시마, 다시는 하지마!”

다시마 농사의 끝물인 8월에도 매일같이 충도 앞바다로 출근하는 가영 씨. 장정의 몸으로도 하기 힘든 다시마 작업을 해 온지 벌써 7년째이다.

바다 속에서 실하게 자란 다시마의 무게는 약 30kg. 한배 가득 건져 올려 뻘을 닦고 그날 즉시 해풍과 햇살에 말려야 한다. 고되고 손이 많이 가는 일이지만, 남들의 도움을 받기 보다는 매사 스스로 해결 해 나간다.

바다 일을 마치고 돌아오면 가영 씨는 배 정비부터 낡은 집안 수리까지 혼자서 척척 해낸다. 밤이 되면 녹초가 된 몸으로 가부좌를 틀며 외친다. “다시마, 다시는 하지마!”

충도의 처녀뱃사공 가영씨는 가끔 깊은 바다와도 같은 마음속에 묻어둔 슬픔이 밀려올 때도 있지만, 그럴 때마다 가영 씨는 썰물처럼 슬픔을 흘려보낸다.

# 썰물처럼 슬픔을 흘려보내는 처녀 뱃사공

어려운 형편으로 고등학교도 진학하지 못한 채 아버지와 멸치 배를 탔던 가영 씨. 이후 엄했던 아버지가 정해 준 남자와 얼굴 세 번 보고 결혼했다. 당시 가영 씨의 나이는 고작 스무 살이었다.

행복할 줄만 알았던 결혼 생활은 남편의 폭력으로 순탄치 못했다. 그러던 중 갑작스럽게 찾아온 신병으로 남편에게 아이들을 빼앗기고 더 이상 만날 수도 없게 되었다.

그렇게 내쫓기듯 충도로 돌아온 지 벌써 9년.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의지했던 오빠마저 짙은 해무 속에서 목숨을 잃었다.

몸도 마음도 지칠 대로 지친 가영 씨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었지만, 다시 살아보기로 했다. 그때부터 내 삶은 내가 선택하자고 마음먹었고 누구보다 씩씩하게 살았다. 가끔 깊은 바다와도 같은 마음속에 묻어둔 슬픔이 밀려올 때도 있지만, 그럴 때마다 가영 씨는 썰물처럼 슬픔을 흘려보낸다.

경기도민일보, KGD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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