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묻지마범죄 알고보면 시간 걸려도 안전망구축부터
성폭행-묻지마범죄 알고보면 시간 걸려도 안전망구축부터
  • 경기도민일보
  • 승인 2012.09.02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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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강력범죄로 신음하고 있다.

최근 도로변 칼부림 사건 등 '묻지마 범죄', 전자발찌를 찬 성폭행범의 부녀자 살해, 나주 초등생 납치·성폭행 사건까지 지난달 18일 의정부역 흉기 난동사건을 시작으로 하루가 멀다 하고 흉악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연이은 흉악범죄에 국민 불안감이 가중되자 급기야 이명박 대통령이 경찰청을 전격 방문해 대국민 사과까지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서울 미근동 경찰청사를 방문해 "국민께 죄송하다"고 사과한 뒤 경찰에 강력범죄 방지 대책을 강력히 주문했다.

하지만 국민들의 반응은 신통치 않다. 언제 어디서 자신도 강력범죄에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치안에 대한 국민의 불신도 깊어지고 있다.

◇경찰 대책에도 연이은 흉악범죄…12일 동안 7건

지난달 30일 전남 나주에서 고모(24)씨가 집에서 잠을 자고 있던 초등학생 A(7)양을 이불째 납치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고씨는 곧바로 A양을 300m 떨어진 인근 다리 아래로 데려가 잔인하게 성폭행했다.

앞서 2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에서는 '묻지마 사건'이 발생했다. 용의자 김모(30)씨는 자신을 모욕했다며 전 직장동료 등 행인 등 4명을 상대로 흉기를 휘둘렀다. 1주일새 이같은 유형의 범죄만 3차례 발생했다.

이외에도 '의정부역 칼부림', '중곡동 부녀자 살인', '술집 여주인 살해' 사건 등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흉기를 휘두른 이른바 '묻지마 범죄'와 성폭행 사건 등 흉악범죄가 지난달 18일부터 12일 사이 총 7건이나 발생했다.

실제로 최근 강력범죄는 증가 추세다. 경찰청이 형사정책연구원과 공동으로 지난달 31일 발표한 '2011 범죄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강간·강제추행 등 성폭력 범죄는 1만9489건으로 2010년보다 1233건(6.7%)이나 늘었다. 폭력범죄도 31만1944건으로 1만9456건 증가했다.

범행동기를 보면 살인과 성폭력은 '우발적'인 경우가 46.1%, 43.1%로 많았다. 또 지난해 전체 피의자 181만명 가운데 전과 5범 이상 상습범의 비중이 2007년 35.3%에서 4년 연속 늘어 지난해에는 38.5%까지 치솟았다.

특히 칼이나 공구, 유리병 등 흉기를 휴대하고 성폭력 범죄를 저지르는 사례도 500건에 달했다. 줄이나 끈, 테이프, 밧줄이 동원되는 것은 물론 마취제나 독극물, 모의총기를 사용하는 등 범죄행태도 갈수록 잔인하고 흉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들의 불안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강력범죄에 표적이 되는 여성과 노인, 어린이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다. 직장인 정은숙(34·여)씨는 "요즘은 20년 넘게 살아온 집에 가는 길에도 불안을 느낀다"며 "점점 사회가 흉흉해져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력범죄 재탕대책만 쏟아져…치안불신↑↑

강력범죄가 발생할때마다 정부기관들은 앞다퉈 대책을 쏟아냈다. 그러나 강력범죄자들이 이를 비웃듯이 여전히 우리사회 곳곳에서 활개를 치고 있다.

그만큼 정부기관의 대책에 대한 실효성 문제가 언제나 도마에 오르고 있는 이유다. 이번 여의도 칼부림 사건과 나주 초등생 성폭행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자 경찰은 또다시 대책을 내놨다.

경찰은 경찰관 기동대와 전·의경 등 가용 경찰병력과 장비를 최대한 동원해 취약시간대 다중 운집시설과 범죄취약지역 순찰과 방범활동을 강화하기로 했다. 특이 동향자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신고접수와 검문검색을 실시해 흉기소지 여부 등을 철저히 확인해 강력범행도 사전에 차단키로 했다.

경찰은 또 정확한 112신고 접수후 신속한 출동은 물론 발생현장에 경찰병력을 집중시킬 계획이다. 테이저건 등 경찰장비를 적극 사용해 현장에서 범인을 제압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번 대책은 예전과 비교해보면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하나같이 많이 들어본 대책들이다. 강력범죄가 터질 때마다 경찰이 내놨던 대책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을 뿐이다. 우범자 밀착관리, 전담 인력·예산 확보, 전담수사팀 신설이라는 공식을 충실이 따르고 있다.

특히 전담수사팀을 신설해 강력범죄에 대처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국민들의 치안불안감을 떨쳐내기란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언제 흐지부지 없어질지 모르는 땜질식 처방이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회사원 김모(30)씨는 "경찰이 강력범죄가 되풀이 될때마다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실효성 없는 땜질식 처방이 주를 이루고 있는 것 같다"며 "비슷한 대책이 되풀이되는 사이 강력범죄가 더욱 기승을 부리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우려했다.

◇"강력범 전문수용시설 도입해야"

전문가들은 강력범죄의 경우 피의자 한 사람만의 문제로 인식해선 안되며 범사회적인 차원에서 대응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우리사회가 양산한 이들을 격리하기 보다는 이들이 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흉악범죄 증가는) 실직이나 신용불량 등 절박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이 늘어난 사회적인 분위기와도 연관이 없지 않다"며 "이런 차원에서 보면 경제적인 원인에서 기인한 '절망범죄'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설동훈 전북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살인, 성폭행 같은 강력범죄가 늘고 있다는 것은 우리가 피부로 느끼기 전부터 안고 있던 사회구조적 문제가 드러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그들에 대한 사회적 배려와 안전망 구축이 없이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장석헌 순천향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최근 발생한 강력범죄들 대부분은 개인적인 원한과 같은 직접적인 동기 보다는 사회구조적 모순에서 비롯된 분노의 표출이라는 간접적인 동기가 원인"이라며 "사회취약계층을 도울 수 있는 사회복지 수준을 향상이나 재활프로그램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경찰에서는 수감시설에서의 1차적인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현재 출소 후에나 이뤄지는 전자발찌나 화학적 약물치료 등을 교도소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선진국 같은 성범죄자 전담교도소 등을 마련해고 그 안에 인력들도 전문화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경기도민일보, KGD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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