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를 만드는 거야글제는 경험을 바탕으로 내 나름대로 정리하여 대학교 강단과 여러 사회단체에서 강연한 주제다.소목으로 ‘나는 누구인가?’ ‘왜 사는가?’ ‘어떻게 살 것인가?’ ‘무엇을 할 것인가?’로 말을 이었다.사족을 달면 ‘나’란 존재는 광대한 우주에서 둘도 없는 신비스러운 존재인 까닭에 제때 제 모습으로 피워냄이 살아야 할 이유다. 그 모습을 피우려 오감과 생각을 버무려 쉼 없는 연단이 필요하니 내가 하는 일(직업)은 방편이 아닌가 싶다.어릴 적 또래들과 어울리는 놀이마당에 지나가는 어른들이 자주 들려주시던 “싸우지 말고
“한 달 살아보고 가평으로 귀농·귀촌하세요”꽁꽁 얼었던 동토의 시간이 지나 봄의 요정이 찾아오면 세상 무지개 색깔 오묘한 꽃의 향연을 알리는 봄이 시작된다. 내 고향 가평도 벚꽃들이 빠르게 꽃망울을 터트리며 농부들의 손길은 분주해진다. 이즈음 귀농이나 귀촌으로 농촌생활을 한번쯤 생각해보는 도시민들이 있을 것이다.전국적인 귀농·귀촌 인구는 2021년 51만5434명으로 2020년 49만4569명보다 증가추세에 있다. 국가통계포털 기준 2021년 가평군 귀농·귀촌 인구는 3110명이며 2020년 귀농·귀촌 인구는 3106명으로 다소 증
울밑에선 봉선화 “울밑에서 선 봉선화야 네 모양이 처량하다.” 언제나 들어봐도 불러 봐도 가슴 한 곳에 아릿한 감정이 솟는다. 어릴 적 집 뜨락에 핀 채송화 봉숭아… 어울리며 또래들과 뒷동산에 오르면 흐드러지게 핀 아기 진달래에 마음이 환한 달덩이가 되곤 하였다. 내게 꽃들이 다가온 건 김춘수 시인의 ‘꽃’뿐이 아니라 아마도 30대에 공인(기초의원)으로 활동하는 동안 화성시 남양면 출신 원로 의원님이 나무젓가락으로 빨래판을 긁고 발로는 박자를 맞추며 구성지게 부르시던 흥미로운 모습 때문이다. 오늘 그 ‘울밑에선 봉선화’를 듣기 위해
[경기도민일보 미디어] 스웨덴의 소설가 프레드릭 베크만의 소설 ‘오베라는 남자’가 미국에서 영화로 제작되었다. 원작과는 달리 미국을 배경으로 하였고 유명배우인 톰행크스가 주연을 맡았다. 제목도 원제와 조금 다르게 ‘오토라는 남자’로 수정되어 제작되었고 지난 3월에 개봉했다.이 영화는 6개월 전 아내를 잃어버린 한 남성의 이야기이다. 그는 직장에서 명예퇴직을 하자 조용히 삶을 마감하려 한다. 집을 청소하고 전화와 전기를 끊었다. 천장에 드릴로 구멍을 내어 목을 맬 작은 올가미를 걸고 전혀 아쉽지 않은, 담담한 표정으로 세상을 떠나려 한다.그
구석진 길가의 작은 가슴 고운 꽃늘 그렇다. 성급함에 후회하는 것. 꽃망울을 터트리는 것을 보면 봄옷을 꺼내어놓고 겨울옷은 치워버리는 것.꽃샘추위가 살금살금 오더니 초겨울 날씨로 살얼음이 얼 것 같다. 겨울옷을 다시 꺼내 입어야 했다. 조금만 있다가 옷장 정리할 걸 후회했지만 별수 없이 다시 겨울옷을 상자에서 꺼내느라 진땀을 흘렸다. 4월도 오기 전에 봄 잔치를 크게 치르고서야 다시는 서둘지 말자 다짐했다. 4월의 사나운 바람을 왜 잊었을까.사람마다 보는 눈이 다르다. 아직은 흐드러지게 봄꽃은 안 피었지만 담장 아래나 건물 아래 양
신뢰와 용기동두천시의 인구감소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다. 자칫하다 인구 9만명도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시는 다양한 인구시책을 발굴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출산지원금을 늘리고, 전입지원금을 제공하고 외국어 캠프를 운영하자는 아이디어들이 쏟아진다. 그러나 동시에 무엇 하나 명쾌한 해답은 아닌 것 같다는 미족(未足)을 지울 수 없다.중소도시 인구감소는 비단 동두천의 문제만은 아니다. 결코 한두 가지 해답으로 풀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것은 다양한 정책을 개발하는 노력과 함께 도시의 미래방향을 설정하고
서해수호의 날을 맞이하며서해수호의 날은 제2연평해전, 천안함 피격사건, 연평도 포격 도발 등 북한의 서해 도발에 맞서 산화하신 55인 호국영웅들의 희생과 헌신을 기억하고 추모하기 위해 제정된 법정기념일이다. 2010년 3월26일 북한의 공격으로 천안함이 침몰하여 46명의 젊은 용사들이 전사하였고 우리 군의 희생이 가장 컸던 천안함 피격일을 기준으로 2016년부터 3월 넷째 금요일을 ‘서해수호의 날’로 지정하여 기념하고 있다. 올해 서해수호의 날은 3월24일 금요일로 8회째를 맞게 되었다.국가보훈처에서는 매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전사자
새벽달잠을 설치고 밖을 보니 구름 하나 없는 맑은 하늘에 새벽달이 하얗게 떠있다. 저 반쪽 달도 나처럼 밤을 설쳤나 점점 작아지는 달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죽을 것 같던 그 추위 속에서 새싹을 밀어 올리는 뿌리를 그리며 점점 환해지는 하늘에서 사라져가는 달을 오래된 기억 속 긴 밤을 떠올렸다. 겨울의 긴 밤 같은 저 달은 어디로 가는 걸까.저녁달은 많이 보았다. 무더운 여름 더위를 식히려 마당으로 나가면 서쪽에 별과 함께 떠있었다. 반쪽짜리 달이지만 그 빛은 강렬했고 마음 깊숙한 곳으로 빛을 채워주었다. ‘바람이 서늘도 하여 뜰 앞
“봄철 어르신 등 실종을 예방합시다” 얼마 전까지 안성경찰서 경제범죄수사팀에서 근무하면서 보이스피싱(대출사기)을 당하지 말자는 내용의 신문 기고를 여러 번하였으나 지금도 보이스피싱으로 인한 피해는 계속되고 있어 안타까운 심정이다.그리고 이번 발령에 실종 업무를 담당하는 형사과 실종팀으로 발령을 받았고 근무기간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여러 번 현장에 나가 업무를 접하면서 아쉽다고 느낀 점이 있다. 먼저 실종이란 사람이 어디론가 사라져 찾을 수 없게 되는 것을 의미하는데, 그 유형을 보면 유아, 아동, 학생, 장애인, 성인, 치매노인,
언 배추김치 담기가을에 배추 한 포기와 무 두 개를 베란다에 두어야 하는데 무슨 생각인지 김치냉장고에 넣고는 깜빡했다. 설마 얼지는 않겠지, 신문지에 싸고 비닐봉지에 넣었으니 상하지도 않고 싱싱할 거라는 생각으로 넣어둔 것 같다. 동네 분들과 이야기하다가 나박김치가 맛있다고 하는 말에 집에 와서 김치냉장고의 배추와 무를 꺼내보았다. 배추는 곁줄기가 물컹 상했고 속은 꽁꽁 얼어있었다. 무는 풀어보지도 않고 꺼내놓았다. 녹으면 상태를 보자고. 다음날 녹았거니 하고 배추를 보니 그대로였고 무는 물이 줄줄 흐르고 비닐 같은 껍질이 녹은 것
간수간산 간인간세(看水看山 看人看世) 500년 전 지성인과 만남의 시간이다.글제는 “자연을 유람하며 사람과 세상을 생각한다”로 조선의 실천하는 지성인, 조선 최고의 선비라 칭송받는 성리학자 ‘남명 조식’ 이야기다. 생전에 지리산(두류산)을 열두 번이나 등정하며 심상을 다스린 그였다. 목 빼어 출사하는 학자들과는 사뭇 달라 살아서도 죽어서도 처사(處士)로 남길 바란 그이기에 명심보감할 위인이겠다.단성현감에 제수되었을 때 이를 사양하는 단성현감 사직소(丹城縣監辭職疏)에 명종을 고사(孤嗣-어린아이/역량을 기대할 게 없다)로, 섭정하는 문
直(곧을 직)글제를 새기면 “열 개의 눈으로 보면 숨은 것도 ‘바르게’ 볼 수 있다”는 의미를 지녔다. 한자검정 7급 수준의 기초 글자이니 맘가짐에 필수이겠다.수년 전 지역 후배들과 때 아닌 방패연을 날리기 위해 태백산행을 한 적이 있다. 유일사 초입에 이르러 대학 산악부 멤버로 활동한 이력의 후배가 산행을 통해 ‘직지사아’를 배웠다며 더딘 등반길에 큰 말을 건넨다. 그 뜻을 헤아리니 깊은 산중에 들어 수행하는 분들이 그래 큰마음을 갖나 싶다. 건너뛰면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란 말씀에도 다가설 징검다리려나.직자에 어느 글자가
아야(Aya)기적(奇跡) 태어나 처음 장거리 여행을 갔다. 3년 전이었다. 딸들이 당시에는 튀르키예(터키)라 했는데 카파도키아 열기구가 타고 싶다고 하더니 결심을 한 듯 휴가를 내고 드디어 비행기에 올랐다. 지루하고 귀가 아파 통증에 시달리면서도 동화의 나라에 가는 어린아이처럼 신났었다. 고대문명의 흔적과 몇 천 년의 오래된 역사 속의 건물들이 도심 속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안타깝게도 튀르키예 남부와 시리아 북부 국경지역에서 지난 6일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해 현재까지 큰 피해를 보았다는 뉴스를 보았다. 역사 속의 고대
해조곡옛날이야기는 그만하기로 했다. 꼭 같은 시간 속의 이야기는 똑같지는 않아도 나 혼자만이 충분히 이해하고 추억하면 되는 것으로 생각하기도 했다. 문득 같은 시간 속처럼 이해되고 떠오르는 것은 익숙한 경험이라든가 젊은 시절의 후회 같은 너절한 이야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누구나 공감하는 이야기가 이미 멀어진 시간 속을 헤집어 놓을 수도 있는 너, 나와의 이야기, 혹은 그러지 않아도 아픈 마음이었던 누군가 물어보지도 않았고 묻혀있던 이야기와 삶을 혼동하지 않을까 하는 염려도 있어서다.얼마 전 자주 다니는 길에서 또 버스를 잘
스카프 한 장의 행복몇 해만인가. 겨울 같은 겨울을 맞이하고 있다. 한파가 이렇게 오래 지속되는 것에 대해 연민 같은 느낌을 받는다. 포근한 겨울이 지나가면 어떤 미련이 아쉽게 남아서 수월하게 겨울이 지나갔다고 안도하기도 하고, 아니면 겨울이 없어졌나하는 엇갈리는 겨울에 대한 향수에 젖게 된다. 스치듯 내린 눈이 인도에 살짝 쌓이고 그 위를 얼음길로 만들어 걸음걸이가 조심스러워지는 것, 아니면 날이 풀릴 때까지 집안에만 있는 것, 추위는 싫지만 무섭지만 않은 겨울의 정취를 보고 있다. 나뭇가지에 얼음꽃이 피고 눈꽃이 피어 산속을 걷
제삿밥과 달무리명절이 지나갔다. 명절 며칠 전부터 음식 장만 걱정이 컸는데 딸 내외도 시댁에 일이 있다고 먼저 다녀갔다. 예전과 달리 부부들이 함께 일을 하다 보니 명절이 두려운 존재가 되고 명절 스트레스를 겪는 젊은 며느리들이 많다고 하는 방송을 보게 된다. 하지만 나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제사를 모시고 명절에 며느리 역할을 잘하지는 못해도 그러려니 하고 산다.옛날 음식을 할 때는 가사노동이었다. 모든 것을 집에서 장만하고 나머지 제수는 장에서 사왔다. 콩나물, 숙주나물을 기르고 떡에 묻힐 콩가루를 만들어 제사
명절 후 손목터널증후군 발생률 왜 높나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국민들이 민족 설 명절을 맞이했다. 오랜만에 가족과 친지들이 한자리에 모였지만 어김없이 찾아오는 반갑지 않은 주부들의 증후군 질환을 소개한다. ▶손목터널증후군과 목디스크 증상 어떻게 구별이 가능한가?명절만 되면 주부들을 괴롭히는 게 명절증후군이다. 그중 손목터널증후군과 목디스크 등 다양한 질환이 발생된다. 손목터널증후군은 관절센터 수부전문의를 통해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자칫 목디스크 악화로 오는 손저림과 유사해 손목터널증후군 수술 이후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을 수 있기
옷 입은 눈사람 겨울 안개가 자욱이 온 동네를 감싸 안았다. 얼굴에 스치는 서늘하면서도 촉촉한 물기가 마음을 포근하게 덥혀주었다. 희미한 가운데 사람들은 어디론가 힘차게 걷고 뛰며 버스를 기다리거나 타고 떠났다.가만히 있을 것 같던 우윳빛 물방울들은 건조해진 마음을 적셔주고 느긋하게 흐르면서 온몸으로 스며들었다. 이른 추운 시간 온기를 느끼게 해줘서 출근길의 바쁜 마음을 조금은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재촉하게 한다. 분명 앞서가는 사람이 있어도 안개에 가려진 모습을 바라보며 뒤따라갔다.이러다 눈으로 오든가 비가 되어 내리면 어쩌나 하며
먼 산올해는 제법 눈이 많이 왔다. 새벽 눈발이 날리면서 희미한 가로등 불빛을 흐려놓는 그 잔잔한 풍경을 보았다. 발자국이 찍히지 않을 정도의 적은 눈이지만 마음의 눈은 푹푹 발이 빠지는 눈길이 선명했다. 온몸이 얼어붙을 것 같던 날씨도 눈이 내리면 포근해지고 차가운 바람이 불면 쌓인 눈 위를 지나가며 눈을 비질하듯 쓸어다가 울타리 아래에 쌓아놓곤 하던 그 새털 같은 눈이 바람을 타고 내리고 있다. 불빛에 반짝반짝 빛나는 달빛으로 뭉쳐진 아주 작은 덩어리로 온 동네를 하얗게 감싸고 있었다. 세상의 온갖 소리를 조용히 침묵으로 미끄러
[경기도민일보 미디어]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먹먹한 그리움에 또 한 해를 맞이한다. 지금은 내가 사는 곳이 고향이 되어버린 것 같다. 서먹함과 어설픔, 어색하고 낯섦도 모두 삭혀져 잔잔한 물결처럼 되기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함께했다. 몇 년 전부터 바다 위로 떠오르는 해가 바닷물을 빨갛게 물들이며 번져갈 때 순식간에 커다란 노랗고 붉은색의 해가 수평선에 걸쳐있거나 눈 깜짝할 사이 솟아올라 해맞이하는 사람들의 환호성과 기도와 박수 소리가 요란하게 바닷가에서 한 해를 맞이했다. 나이가 들면서 움직임이 굼떠지고 게으른 몸 때문에 베란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