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반도 소나타 -돈키호태 유람 60 / 우호태 시인
[기고] 한반도 소나타 -돈키호태 유람 60 / 우호태 시인
  • 경기도민일보
  • 승인 2021.02.23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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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호태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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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청라언덕

호새:대구에 가면 누가 가이드 해주나요?

돈키:옛말에 “소도 언덕이 있어야 비빈다” 했어. 대구가 큰 언덕이란 뜻이니 비빌 곳이 많아. 어제 전화로 비벼대 군 동기가 도와줄 거야. ~휘릭

이박사:합천에 다녀왔으니 천천히 계산성당, 청라언덕, 제일교회, 근세로, 김광석거리, 팔공산 순으로 들러 보자구. ~휘릭

이박사:가야산에서 너무 지체한 것 같아. 날 어두워지기 전에 다 들릴지 모르겠어. 이곳이 우리나라 천주교 3대 교구 중 하나인 계산성당이야. 저 건너편이 청라언덕이구. 계산성당은 로마네스크 건축양식을 살필 수 있는 건물이야. 선종하신 김수환 추기경께서 이곳에 머무르셨어. 탑이 쌍탑인데, 저기 보이는 개신교 제일교회 탑도 쌍탑이야.

돈키:큰 언덕에 쌍탑이라니 섬김의 상징이네. 쌍을 이뤄야 은혜로운 길이 나나봐. 한 손은 때론 교만으로 비치기도 해. 두 손이 섬김이요, 만남이야. 만남이 사랑이고 창조의 힘이라고 해야 하나. 넘치면 두 팔 벌려 서로 안잖아. “편편황조 자웅상의”라니 세상도 어우러져야 아름다울 것 같아.

호새:청라언덕이네요. 라인강을 굽어보는 로렐라이 언덕이나 예술혼이 불타는 몽마르트 언덕에 비견해보죠. 봄날, 머플러 날리며 오르는 화사한 여인의 뒷모습이 제격일라나요? 소슬바람에 코트 깃 올린 말없이 오르는 바바리맨이 어울릴라나요?

이박사:이 언덕을 오르면 오른편에 20세기 초 건너온 선교사들의 자취를 살필 수 있어. 캘리포니아 건축양식이라든가, 대구사과의 연원을 이루었을 사과나무 식재, 예배터 등등 특히 옛 시가지 모습을 그려볼 수 있어. 저기 ‘동무생각(이은상 작사, 박태준 작곡)’ 시비가 서있네. 찰칵해보자구.

돈키:아릿한 시를 만날 때마다 시심에 늘 여인이 서있어. 

호새:‘애이불비’의 소월이나 ‘나도 가야지’의 목월의 가슴을 왜들 그리 아프게 했대요? 누구에게 물어봐야죠?

이박사:시인이라 아픈 거야? 일본에 유학 다녀온 지식층도 꽤나 조국 현실이 안타까워 시를 노래했을 거야. ‘서시’나 ‘광야’도 그렇잖아. 내려가면 이상화 시인 고택에서 당시 문인들의 활동을 살필 수 있어.

돈키:문인들의 활동도 그렇지만 대구에서 국채보상운동이 처음 시작됐다니 근세의 의미로운 곳이야.

이박사:동란 시 피난살이 탓에 문인들도 이곳에 모였어. 고택에서 알 수 있었어. ~휘릭

이박사:젊은이들이 모여들어 이 김광석거리가 여름엔 북적북적 거려.

호새:가슴을 태운 열정의 라이브였어요. 저기 기타 치는 동상 옆에 서 봐요. 찰칵하게요.

돈키:한 청년이 노래로 전설적 인물이 되었어. 영혼을 태워야 그 불길이 세상을 밝히나봐. 그 노래들이 이즘에도 불리우니 말이지.

호새:100세 시대래요. 그러니 늙수그레 허리 굽지 말고 뒤로 젖혀 목청껏 불러 봐요. 빠삐용도 바다에 누워 하늘 향해 한 소리하대요. 세상 제멋으로 사는 겁니다.

이박사:날이 어두워졌어. 팔공산은 어떻게 하지?

호새:팔공인데, 보름달 뜨면 판쓸이하겠네요.

돈키:‘동무생각’에 흘러간 내 청춘도 그려보고 근세로에서 선지자들이 어둠을 헤치던 몸부림도 생각해봤어. 

이박사:통화하며 그리 궁금해 하던 것을 발견했나보네. 마음으로 ‘유레카’했겠어.

호새:아예 낙동강에 몸 담그면 어때요?

이박사:대구도 정주인구가 감소하는 추세야. 

돈키:이상화 시인이 “온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 꿈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지 않는가. 올해도 청라언덕에 봄의 교향곡은 울릴 걸세. ‘북팔공 남비슬’이 대구를 에워싸고 있다지 않나? 

호새:두 손이 섬기니 달구벌은 따뜻할 겁니다.

경기도민일보, KGD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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