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좀 들어주세요" 건국대 스파트KU 골프장 캐디의 안타까운 죽음
"제발 좀 들어주세요" 건국대 스파트KU 골프장 캐디의 안타까운 죽음
  • 이태현 기자
  • 승인 2020.11.19 14: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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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측 '회사와 연관시키지 말라' 태도 논란
위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Pixabay
위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Pixabay

건국대학교가 운영하는 파주시 법원읍 소재 스마트KU 골프장에서 골프장 여성 보조원(캐디)으로 근무하는 배 모 씨(27)가 지난 9월 모텔에서 번개탄을 피워 놓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

유족 측은 배 씨가 생전에 쓴 일기와 휴대전화 문자 등을 증거로 배 씨가 '직장 내 괴롭힘' 때문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족 측에 따르면 배 씨는 사망 전인 8월 29일 골프장 직원 인터넷 게시판에 '캡틴님께'라는 글을 통해 "사람들 간에 개인 감정 넣어서 치우치지 마시길 바랍니다. 불합리한 상황에 누군가 얘기를 한다면 제발 좀 들어주세요"라며 "이렇게 저를 밑바닥까지 망가뜨려주신건 잊지 않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라는 글을 남겼다.

해당 게시물은 20분만에 삭제됐다. 직원의 호소와 문제제기 나아가 자살을 암시하는 듯한 문구에 대한 회사의 대응이었다.

글을 남긴 뒤 2주가 지났을 무렵 배 씨는 골프장 인근 모텔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경찰은 이틀 뒤 배 씨의 사인을 자살로 결론냈다.

고인이 언급한 캡틴은 골프장 캐디들을 통솔하는 직급으로 고인의 일기장에서도 캡틴을 의미하는 듯한 인물에 대한 언급이 반복됐다.

배 씨의 죽음에 대해 유족측은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배 씨의 언니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회사에서 단 한번의 연락도 오지 않았다"며 "(골프장 정문 앞에서) 1인 시위를 할 때, 그제 서야 관계자가 모습을 드러냈다"고 한탄했다.

골프장 측은 유족 측 시위가 이어지자 배 씨의 언니에게 영업 방해를 중단하라며 압박을 가한 것으로 전해져 대응 방식에 논란이 예상된다.

캐디는 고정 급여없이 일당으로 돈을 버는 특수고용직이다. 따라서 다양한 갑질과 괴롭힘 등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 실정이다.

언론에 따르면 파주시의회 의원도 해당 사건의 사항이 중대하다고 판단, 사측에 진상 규모 촉구를 요구하고 나선 상태다.

파주시의회 의원들과 유족, 사측이 대면한 자리에 참석한 파주시의원은 “유족들의 격한 말을 해줘도 다 들어줘도 모자랄 마당에 고인의 죽음을 회사와 연관시키지 말라는 식의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 유족에게 먼저 제대로 된 사과를 한마디라도 했나”라며 질책했다.

이와 관련 해당 골프장을 수익사업체로 운영하고 있는 건국대학교 측은 "골프장은 물리적 거리도 있고 해서 1년에 한번 방문 할까 말까한 곳이다"라며 "실제 사업의 경영이나 운영은 업체의 경영진이 별도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건국대학교 관계자는 "저희 쪽에 (사건과 관련한) 상세한 내용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며 "저희 쪽에서 무언가 처리하고 그런게 아니다"고 덧붙였다.

골프장 캐디에 대한 처우 개선과 관련한 목소리가 청와대 게시판 등에 등장한지 오래지만 뚜렷한 대책이 나오지 않는 실정이다.

지난해 7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됐지만 캐디 처럼 고용 방식이 특수한 경우, 신고와 조사가 모두 사업주의 영향 하에 놓일 수 밖에 없어 제도적 보완이 시급해 보인다.

경기도민일보, KGD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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