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최상의 선물 - 우호태 시인
[기고] 최상의 선물 - 우호태 시인
  • 경기도민일보
  • 승인 2020.06.29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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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호태 시인
우호태 시인

 

“이게 뭐게. 짜잔 너 주려고 사온 거야.” 

“와 정말, 고마워 형(언니).”

누구나 몇 번쯤은 생일이나 크리스마스, 새해를 맞아 선물을 주고받으며 경험한 정감 어린 대화일 테다. 

한 살 한 살 나이 들며 팔다리에 근육이 단단해지니 가슴 한 켠에 젖어드는 뜻말이 보다 의미로운 선물이 된 듯싶다. 

필자도 가슴 포켓에 넣고 다닌 명사들이 남긴 말과 글이 서너 개 정도 되었다. 필사하며 그 뜻을 헤아리곤 했던 독일의 철학자 피히테의 ‘독일국민에게 고함’이라든가 링컨의 ‘게티즈버그의 연설’, 킹 목사의 ‘I have a dream’, 중국 덩샤오핑의 ‘흑묘백묘론’이 얼핏 생각난다. 그 시대에 그 나라의 지도자로서 시의적절한 뜻말인데도 지구 반대편까지 울림을 가져왔다. 

글을 정리하느라 다시 읽어봐도 매우 의미롭다. 새삼스레 뜻말을 들먹이는 까닭은 이즘의 현실이 답답해 가뭄에 단비를 고대하는 마음이려나. 가파른 세상에 상응하려면 그 중심은 정신에 둬야 할 터. 산업고도화 시대 신화를 창조했거나 견인했던 몇 분의 말씀을 되새김질을 해야겠다. 

“세상은 넓고 할 일이 많어” “해봤어?” “혁신에는 종착역이 없어” “자기가 무엇을 하느냐 잘 알 때 가장 행복해”라는 이미 우리네 귀에 익은 말이고 한번쯤은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는 말이기에 이따금 내 스스로 저울대에 올라서 심신을 달구던 말이다. 

새로운 세상을 향한 꿈과 도전, 울퉁불퉁한 여정에 나서는 용기는 젊은 날에 폼 나는 특권이 아니던가? 

가는 세월을 어쩌랴! 여섯 마디 들어 쭈그리 쭈그리 어깨춤이 쳐져가는 차에 웬 선물! 유엔에서 지구촌 웹에 18세에서 65세까지를 청년으로 공시했다나. 온 세상을 흔드는 서프라이즈 선언이지 않은가! 적어도 100세까지는 씽씽하게 걸어야 할까보다. 

우연한 자리에서 70대 후반과 80대 중반에 이른 두 어른과 나눈 말씀을 간추리니, 부인, 친구, 돈, 일, 건강이 중요한데 나이 들어도 일이 필요하단다. 여기에 희극작가 버나드쇼 묘비 글인 “우물쭈물하다 내 이럴 줄 알았어” 참으로 멋있는 의역을 보태니 마음 사개물림이 단단해진다.

유엔에서 선물을 받았으니 답례를 해야 하지 않을까? 경제 프레임이 바뀌니 직업군이 다양해졌다. 지구촌 불로장수 생태예보가 울렸다. 광복 후 70여년이니 대한민국도 중년이다. 여섯 마디는 청년이지 않은가?. 허리춤 곧추 세워 다시 한번 옷깃을 여미고 문을 나서자.

6월 문턱을 넘으며      

경기도민일보, KGD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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