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야수파 화가 마티스 그림 이해
[미술] 야수파 화가 마티스 그림 이해
  • 해설자 진채문 교수
  • 승인 2019.04.04 10: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편안한 느낌 작품 주를 이뤄…강한 보색대비 특징

일상의 행복 표현하려 노력…고갱 등에 영향 끼쳐 

[경기도민일보] 마티스는 1869년 겨울 북부 프랑스 르 샤토캄프레시스의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난 화가이다. 작품에 빨강과 녹색 같은 강한 보색대비를 사용하면서 야수파 화가(fauvist)로 일컬어지며 입체파 화가(cubist)인 피카소와 더불어 20세기를 대표하는 화가이다. 
마티스의 그림은 부담감 없이 편안한 느낌을 주므로 미술관에 가면 그 앞에 사람들이 많다. 마티스의 그림을 구성하는 요소인 1. 형태, 2. 색, 3. 공감각 그리고 4. 장식적 요소에 대해 나누어 연재해 소개한다.

마티스 그림의 형태에 보이는 일반적인 특징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붉은 방(the red room, 1908). 
붉은 방(the red room, 1908). 

1. 형태:형태의 외곽선이 있고 형태의 면 안에 색이 있고;클로와스니즘(cloisonnism)
2. 색:이웃한 면의 색이 극단적인 대조를 이루어 강한 느낌을 주며;야수파(fauvism)
3. 공감각:인물의 옷이나 머리 또는 다른 형태에 구불구불하거나 곱슬곱슬한 곡선들이 있고;공감각(synaesthesia)과 리듬감(rhythm) 
4. 장식주의:그림에 공간감이 생략된 이차원 평면에 반복적인 나뭇잎이나 넝쿨무늬 같은 패턴들이 그림 속의 형태에 안정감을 주면서 리듬감을 느끼게 해 준다;장식주의(ornamentalism)

이번 회에서는 먼저 마티스의 그림에 나타나는 형태에 대해 설명한다.  
서양미술이 바로크 아카데미즘 낭만주의 인상주의로 이어지는 진화 과정을 거치면서 그림의 핵심요소가 선과 형태인가 아니면 면과 색인가 하는 논쟁이 400년 넘게 지속되고 있다.
먼저 아카데미즘 앵그르(Jean-Auguste-Dominique Ingres, 1780~1867)의 그림을 예로 들면 그림 속의 형태가 많은 선들로 명확히 묘사되어 있고 원근법에 의한 거리에 따른 대상의 정확한 비율과 조화롭고 균형 잡힌 구도가 보인다. 
이런 그림들은 전체적으로 안정감을 주고 형태들 간의 질서와 흐트러짐 없는 완벽감과 더불어 세월을 두고 변할 것 같지 않은 단단함과 영속감(permanency)을 느끼게 해준다.    

앵그르, 오송빌 백작 부인의 초상화(Portrait of Comtesse d'Haussonville, 1845).
앵그르, 오송빌 백작 부인의 초상화(Portrait of Comtesse d'Haussonville, 1845).

한편, 낭만주의 들라크로와(1798~1863)의 그림을 보면 형태가 좀 흐릿한 대신 공포감이나 참혹한 느낌이 잘 표현된다. 이렇게 그림에 공포감이나 행복감 같은 감정적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그림이 동적이어야 하고 그러려면 아무래도 형태나 인물이 단단하고 명확하게 표현되기보다는 윤곽이 좀 흐릿하게 된다.   

들라크로와, 사르다나팔루스의 죽음(The Death of Sardanapalus, 1827). 
들라크로와, 사르다나팔루스의 죽음(The Death of Sardanapalus, 1827). 

들라크로와의 그림에서 인물이나 형태가 앵그르의 그림에서처럼 명확하고 뚜렷하게 그려지면 이런 공포감이나 참혹함이 잘 표현될 수 있을까?
이제 인상주의 화가 모네(Oscar Claude Monet, 1840~1926)쯤 오면 형태가 거의 사라질 정도가 된다. 이를 아르앵포멜(art informel)이라고 하는데, 인상주의 화가들은 빛에 휩싸인 자연이나 형태가 순간적으로 보이는 느낌을 묘사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그런데 1800년대 중반쯤 되면 일본의 목판화 그림 우키요에(浮世繪, Ukiyo-e)가 유럽에 소개되고 이는 서양미술에 절대적인 영향을 준다. 우키요에 그림에서 형태는 만화처럼 외곽선으로 그려지고 그 안에 색이 칠해진다.

우키요에, 이시가와 도요노부, 목욕 후(Ishigawa Toyonobu, After bath, 1740년대).  
우키요에, 이시가와 도요노부, 목욕 후(Ishigawa Toyonobu, After bath, 1740년대).  
우키요에, 키쿠가와 에이잔, 화장대(Kikukawa Eizan, At the dressing table, 1812).  
우키요에, 키쿠가와 에이잔, 화장대(Kikukawa Eizan, At the dressing table, 1812).  

이런 표현방법에 크게 영향을 받고 작품에 적용한 사람은 고갱(1848~1903)이었다.
그는 형태의 외곽선을 그려서 형태의 확고함과 안정감을 도모하고 그 안에 대상의 본래의 색이 아닌 감성이나 느낌을 표현하기 위한 색을 칠해서 그림을 완성하였다. 즉, 형태의 확고함과 그림이 주는 느낌이라는 두 개의 목표를 동시에 달성한 것이다.
이를 클로와스니즘(cloisonnisme 또는 구획주의)이라고 하는데, 고갱이 사용하기 시작한 이 방법은 이후 다른 화가들에게 절대적인 영향을 주고 우키요에의 다른 요소들과 더불어 대부분의 서양미술 작품에 나타나게 된다. 

고갱의 클로와스니즘(Sacred spring, sweet dreams, 1894). 
고갱의 클로와스니즘(Sacred spring, sweet dreams, 1894). 

까미유 피사로(Camille Pissarro, 1830~1903), 세잔(1839~1906), 르누아르(Pierre Auguste Renoir, 1841~1919) 같은 인상주의 화가(impressionists)들과 고흐(Vincent Willem van Gogh, 1853~1890)와 고갱 같은 후기 인상주의 화가(post-impressionist)들의 영향을 받은 마티스는 처음에는 세잔의 화풍을 따라서 다음에는 쇠라(Georges-Pierre Seurat, 1859~1891)와 폴 시냑(Paul Signac, 1863~1935)의 점묘화법(pointillism or divisionism)으로 작품을 시작한다. 
그러나 곧이어 고갱처럼 초기 작품인 삶의 즐거움(Le bonheur de vivre)에서 형태의 외곽선을 굵게 처리한 클로와스니즘 기법으로 그린 이후에는 대부분의 작품에서 외곽선으로 인물이나 형태를 처리하고 그 안에 그의 감성을 담아 색을 칠하게 된다.

마티스 삶의 즐거움(Le bonheur de vivre, 1906). 
마티스 삶의 즐거움(Le bonheur de vivre, 1906). 

마티스는 스무 살 무렵 맹장염으로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그의 어머니가 그가 무료해하지 않도록 그림도구들을 사다주면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마티스의 어머니는 그에게 이렇게 말한다. “예술은 단지 대상만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그 대상이 불러내는 감정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Art is not just drawing the object but listning to the emotions that the object evokes).”
그의 어머니의 말처럼 마티스는 단지 보이는 자연이나 사물 또는 인물을 묘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들이 들려주는 느낌을 빌어 그의 초기 작품의 제목(삶의 즐거움, Le bonheur de vivre)처럼 일상의 행복을 표현하려했다.
따라서 마티스의 그림에서 외곽선으로 만들어진 형태의 면은 그가 대상으로부터 받은 감성이나 느낌을 색으로 표현하기 위한 공간이다. 그의 그림에서 형태의 정확한 묘사는 그의 관심 밖인 것이다. 
(다음번에 마티스 작품의 색감에 대해 이어집니다.)

 

경기도민일보, KGD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