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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민일보 기획연재] 문화둘레길 화성소나타…2부 양산봉을 오르며 ‘유연견양산봉’
경기도민일보 | 승인 2017.05.17 10:10

[경기도민일보 기획연재] 문화둘레길 화성소나타…2부 양산봉을 오르며 ‘유연견양산봉’

■ 먼 산은 사람을 깊게 한다

길을 가다 이따금 고개 들어 먼 곳을 바라본다. 지루함도 잊는다. 병점에서 안녕리 방향으로 고가도로를 넘어서면 좌편으로 양산동 마을이 보인다. 성호아파트와 한신대 뒤편으로 보이는 것이 양산봉이다. 중학교를 다닐 때도 늘 그 자리를 지키던 산봉우리다. “유연견양산봉(悠然見陽山峰)!” 중국 진나라 시인 도연명의 시구 한 소절을 차용했다.

이따금 고개 들어 바라보면 저 멀리서 일상의 고달픔을 그윽하게 안아주던 존재였다. 흙을 밟고 산을 오르고 내를 건너는 시골의 멋과 맛스러움에 사람 냄새가 한층 피어난다. 고향의 얼굴이요 정감이다.

현대아파트를 지나 새로 개설된 도로 밑을 통과하여 비탈길을 오른다. 집 앞에 나와 서성이시는 아주머니에게 등산로를 물어 한신대학교 쪽문으로 들어선다. 학생들이 여럿이 무리 지어 걸어 내려온다. 젊음을 담고 싶어 핸드폰으로 촬영하니 이왕이면 멋있게 한 컷 하라고 한다. 싱그러운 젊음이 피어난다. 한때인 듯싶다. 도산 안창호 선생은 민족의 기상을 청년의 눈빛에서 찾았다. “청년이 죽으면 민족이 죽는다” “나 하나를 건전한 인격으로 만드는 것이 민족을 건전하게 만드는 유일한 길이다”라는 말씀이 여울이다. 지난 세월 동안 걸어온 발자국들이 초라하다. 흩트린 발자국에 빗물이 고인다. 땅의 기운이 밝아 ‘양산(陽山)’이다. 양산봉 정기를 받아 젊은이들이 꿋꿋하게 피어나길 기원해본다.

건물 뒤편으로 돌아가니 등산로가 보인다. 입구에 정성스레 계단을 만들어놓았다. 양산봉은 초등학교 시절 독산성 세마대로 소풍을 가는 길목이다. 오르느라 무척이나 지루했던 기억이 난다. 중학교에 진학하여 식목일이면 양산봉 기슭에 잣나무를 심으러 갔다. 안용중학교는 해태 재단이 운영하였다. 행사가 끝나면 캐러멜, 양갱, 사탕, 과자, 껌 등이 들어있는 종합선물세트를 받았다. 그 재미로 식목행사가 기다려지곤 했다. 아이나 어른이나 선물은 마음을 일게 하나보다. 오늘 그 산자락을 다시 오른다. 지난 시간들이 아이스크림 처럼 몽실몽실하다.

발길이 산 기운에 안긴다. 산 냄새가 눈길에 차인다.

[글 양천 우호태 / 아이콘커뮤니케이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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