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보았을 때 너는, “엄마 이게 뭐야” 딸들이 손가락으로 거실 바닥을 가르쳤다. “뭔데 그래” 가슴이 덜컹 내려앉으며 물었다. 시력이 나쁜 나는 자세히 보아야 물체가 선명하게 보인다. 실내에서는 더욱 그렇다. 딸들은 무섭다며 화닥닥 방으로 들어가며 방문을 꽝 하고 닫더니 슬그니 열면서 “엄마 조심해요”한다. 다 큰딸들이 수선을 떤다고 생각하고 여기저기 둘러보았다. 특별하게 눈에 들어오는 게 없었다. 뭐가 있다고 저리나 싶어 아직도 사춘기 소녀인지 아나봐 중얼거리며 방으로 들어오려 하는데 뭉뚝한 나무토막 같은 것이 여기저기 거실
마을에 마음을 심다‘지역사회보장협의체’ ‘마을복지계획’ ‘이웃애(愛) 발견’ 모두 생소하지만 우리 동(洞) 복지 현장에서는 익숙한 단어들이 되었다.생활이 어려워도 도움을 청할 곳을 알지 못해 이웃들이 외로이 우리 곁을 떠나버린 일들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이웃과 소통하며 이웃의 어려움을 함께 고민했던 지난날의 공동체의식이 더욱 절실히 필요함을 공감하고 지역주민들에 의한 복지 실천을 위해 각 읍면동별로 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구성되었다. 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지역사회의 실정을 잘 알고 있는 주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이웃의 어려움을 찾고
善心아침 햇살이 들어오는 거실, 가을에서 겨울로 가는 길에 들리는 가을 햇살의 선물이라 생각하며 창문을 활짝 열고 반가운 인사를 하였다. 거실이 따뜻하고 환하다. 커피 한잔이 생각나 물을 끓인다. 가을 손님과 함께 마실 커피 향을 온 집안에 가득 채우며 찾아와 고맙다고, 내년에는 봄빛을 가득 안고와 달라고 중얼거렸다. 아~ 이 평화로움, 마음이 행복하다.수시로 드나들던 햇살은 이제 안 오는 것은 아니지만 들어오지는 않고 스쳐갈 것이다. 잠을 자고 있을 때나 외출하여 거실이 텅 비어있어도 들여다 보아주겠지. 날마다 누군가와 전화로 시
내가 만든 길 위에서어느 날, 찻잔을 닦다가 걸러냈지만 찻잔에 찻잎이 내 삶처럼 한 잎이 붙어있었다. 아, 말라버린 찻잎이 오그라들지 않고 쫙 펴져서 찻잔에 붙어있었다. 그렇구나, 나의 일상도 말라가면서 펴지고 오므라들고 하는구나. 차라리 오므라들면 펼 수도 있지만 펴져있는 것들은 마르면서 부서지면 나는 사라지는 것은 아닐까. 겁이 덜컹 나서 찻잔에 물을 붓고 달라붙은 찻잎을 불리면서 나만의 길을 만들어보기로 한 것 같다. 여행길, 전남의 잘 가꾸어진 차밭을 처음 보았을 때 그 초록이 내 몸에서 출렁거리는 것을 잊지 않고 있었다.
껌껌하지?광안리해수욕장 밤바다의 국화꽃 전시는 파도 소리와 잘 어울려 화려하고 향기로웠다. 밤을 수놓은 불꽃이 하늘을 향하여 날아오르다 활짝 꽃을 피우고 바다로 사라졌다. 밤하늘과 국화꽃은 모래와 깊어가는 가을밤의 따뜻한 온기를 해변에 곱게 뿌려주었다.몇 년 만에 와보는 부산은 많이 변해있었고 날씨는 따뜻했고 온화했다. 집을 나서는 나에게 딸은 두꺼운 옷을 챙겨가라고 했다. 부산 날씨는 바람이 많이 불어서 추울 수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바다와 바람은 잔잔했고 약간 더웠다.다음날 해운대의 한 호텔 창문 밖을 내다보며 해맞이를 하자고
가을비와 낙엽을 줍다 벼 그루터기에 모내기철처럼 새싹이 올라왔다. 처음 보았을 때 보리싹인 줄 알았다. 텅 비어있을 논을 생각하며 들로 나갔던 나는 벼 그루터기의 새싹을 누군가 줄을 맞추어 심었는지 알았다. 농촌에서 태어난 내가 이제야 가까이서 새싹을 보다니, 아니 무심히 보아서 처음인 줄 알았을 것이다. 보리잎과 비슷하고 연하고 푸른빛이 논을 가득 논물처럼 일렁였다.며칠 전 장맛비 쏟아지듯 내린 가을비가 논에 고여 있어 봄인 듯 착각을 하였다. 죽은 듯 잘려있던 벼 그루터기에서 생명이 솟아나와 들판을 푸르게 물풀로 가득 채운 듯
일류보훈 규제혁신, 더 나은 미래 정부혁신11월, 올 한 해도 어느덧 달력 한 장만 남아있다. 해마다 이맘때면 지나온 한 해를 되돌아보게 되는 것 같다.올 한 해는 특히 새 정부의 출범과 함께 혁신으로 시작해 혁신의 실천으로 마무리되는 듯하다.올해 5월 새로운 정부가 발표한 국정과제에는 무수히 많은 ‘혁신’이라는 단어가 나온다.‘혁신’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묵은 풍속, 관습, 조직, 방법 따위를 완전히 바꾸어 새롭게 함’이라는 뜻이다.특히 정부가 발표한 규제혁신은 ‘정부 개입을 최소화하고 민간의 자유와 창의가 최대한 발현되는 자
[경기도민일보 미디어] 찬바람이 부는 11월, 날씨도 제법 쌀쌀해지고 겨울이 시작되고 있다.소방서에서는 겨울철은 전기장판, 전기난로 및 화목보일러 등 다양한 화기 취급시설의 사용이 잦아지는 만큼 가정 및 직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화재 위험요소를 점검하고, 그 어느 때보다도 화재예방에 대한 관심과 실천이 꼭 필요한 시기이다.화재위험이 증가하는 겨울철을 앞두고 11월을 불조심 강조의 달로 지정해 화재예방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그렇다면 안전한 겨울을 나기 위한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자.첫 번째 겨울철 화재위험 3대 용품(전기히터·장
배냇저고리외손녀가 태어난 지 200일 기념 잔치를 한다고 딸 부부가 통통하고 이쁜 아기를 안고 왔다. 이름을 지을 때도 작명가한테 까다롭게 사주를 넣어서 짓고 애지중지 안고 있던 예빈이를 나에게 안겨줬다. 이쁘지, 이쁘지 하면서.예빈이는 이름 때문인지 예쁘고 함박웃음을 얼굴 가득 담고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간신히 앉아서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옹알이 같이 노래를 하는 듯하여 더욱 귀엽다. 가끔씩 세워보면 힘 있게 서있다. 웃기도 잘하고 잘 울지도 않아서 더 예쁜가보다.외손녀 200일 축하 파티를 한다며 온 식구가 다 왔다. 꾸역꾸역
안성 사곡 국가관리묘역 지정에서 국가보훈부 승격까지어느덧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고 곳곳에 울긋불긋한 단풍들로 물들어가고 있다. 이곳 안성 사곡 국가관리묘역에도 가을이 곱게 물들기 시작했다. 지난 19일 이곳에서 안성시와 대한민국전몰군경유족회 안성시지회가 아주 뜻 깊은 행사를 치르게 되었다.바로 국가와 민족을 위해 산화하신 호국영령의 넋을 위로하기 위한 첫 번째 호국영령 위령제가 열린 것이다.안성 사곡 국가관리묘역은 1980년 현충일에 안성시 일대에 산재되어 있던 유ㆍ무연고 6ㆍ25전쟁 참전용사 묘 58기를 사곡동 공설묘지로 이장해 안
[경기도민일보 미디어] 날마다 가파르게 기온이 내려가고 있다. 가을을 맞이할 준비도 할 사이 없이 여기저기서 파란 잎들이 춥다고 따뜻한 옷을 입혀달라고 어머니의 하얀 머리에 세월이 내려앉듯 가을의 색깔이 조금씩 올라오고 있다. 그때 나뭇잎 하나가 내 발등 위로 날아와 앉았다.이 동네로 이사 왔을 때가 생각난다. 아파트 앞에 상가가 있었는데 상가보다는 주인께서 농사를 지으시는지 철 따라 고추며 도토리 건물 옆에 심어진 대추나 밤 등을 항상 가을이면 널어놓으시고 옆에 앉아서 고추 꼭지를 따고 계시던가 아니면 채소를 다듬고 계셨다. 지나치다가
풍경소리 나도 모르게 찾아온 나만의 소리는 내 몸을 허공에 매달았다. 대롱대롱 위대한 힘에 의해서 흔들릴 때 나는 그 소리를 들었다. 치켜 올라간 처마 끝 아슬아슬 떨어질 듯 달려있는 단단하고 견고한 자그마한 공명이 나를 사로잡고 허공을 흔들며 잔잔히 퍼져갔다.잘게 부서진 먼지 같던 소리들은 결집을 하여 모양을 만들고 형체를 보여주기 시작하였다. 불당 지붕을 지탱하게 하는 대들보나 기둥보다도 더 힘찬 울림이 자유롭게 흔들렸다. 속세를 떠난 작은 종은 붕어가 되기도 하고 곡예사가 줄을 타듯 긴 줄로 이어져 퍼렇게 녹이 슨 풍경은 처마
安否아침이면 햇볕은 나에게로 온다. 처음 너를 본 순간처럼 불덩이가 되어 온다. 밤새워 뒤척이며 생각한 어지러움도 햇볕은 모두 말려버린다. 아직은 가을이 초록 잎을 달고 있지만 들의 벼들은 노랗게 물들이고 있다. 몇 년 전 감나무 22개를 심었다. 2개는 원인도 모르게 죽었다. 어릴 때 우리 동네는 배나무 밭이 많았고 감나무는 못 보았다. 바람에 약한 감나무는 죽거나 자라지를 못했다. 빈 밭에 뭔가를 길러야 했다. 생각하다가 동네 어르신들께서 감나무가 잘 자란다고 하여 심은 것이다.문제는 거리가 너무 멀어 일 년에 한번 가기도 힘든
가평군은 청정지역이다. 100대 명산 5개소가 있고 경기도에서 가장 높은 화악산(1468m)도 있다. 호랑이의 울음소리가 들린다는 호명산, 천년고찰이 있는 현등사와 운악산, 아름드리 잣나무가 있는 가평 잣의 주산지인 축령산도 있다. 그러나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따라 공장설립도 제한되며 깨끗한 물 보전을 위하여 하천 인근 축사 신축도 제한한다.가평군 면적은 843.6㎢로 서울시 면적의 1.4배이다. 계곡이 깊어 아름다운 자연환경이 잘 보전되어 있고 깨끗한 물과 깨끗한 공기를 생산하여 수도권 시민들의 더없는 쉼터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많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