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해(航海) 나무들이 나뭇잎이 무겁단 말 한마디 없이 바람에 흔들리기도 하고 비를 맞고 사람들에게 그늘을 내주고 꼿꼿하게 서있다. 조금 뒤로 물러서서 거대한 나무를 보는 것을 좋아한다. 마을의 입구나 험한 산 아래에는 쉬어가라는 듯 거대한 나무가 꼭 있다. 거인과 같은 그 거대한 나무는 한철을 위하여 희망을 품고 살아갈 것이라 생각한다. 바다처럼.드넓은 바다는 늘 나를 반겨준다. 하얀 모래와 파란 바닷물을 나무처럼 서서 멍하니 바라보면 잔잔한 물결로 아니면 세찬 파도로 나에게로 온다. 나의 무게에 움푹 파이는 발자국을 새겨놓고 그
예의와 배려가 깃든 의전으로 시민을 행복하게!유래 없는 코로나19 팬데믹 시대가 도래되었던 지난 2020년부터 2022년 상반기까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시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서 방역 및 사회적 거리두기 관계로 모든 행사와 축제를 중단 또는 축소하였다.그러나 2022년 하반기부터 코로나19 팬데믹이 완화되면서 지방자치단체에서 주최·주관하는 크고 작은 행사 및 축제가 열리기 시작했고 2023년 들어서는 사실상 코로나19 엔데믹 시대를 접하면서 각종 회의, 위원회, 워크숍, 행사, 축제 등이 본격적으로 개최되고 있다.동두천시에서도 거의
대나무 도마생각지도 않은 선물을 받았다. 대나무로 만든 튼튼하고 매끄러우면서 모양도 맘에 드는 칼도마였다. 얼떨결에 받았는데 아마도 그분은 여행을 가셨다가 기념품으로 사 오신 것 같았다. 놀라운 것은 그분과는 친분도 없고 가끔씩 마주치는 정도였기 때문이다. 대나무로 도마를 만든다는 것이 지금도 생소하다.대나무 도마는 포장지도 그대로인 채 주방 한쪽에 잘 놓여있다. 나도 누군가에게 선물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으나 나에게 온 도마가 또 다른 사람에게 간다는 것은 선물한 사람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았다. 가볍고 모양도 예쁘고 다시
제68회 현충일창가에 늦은 조기 태극기를 달았다. 정부의 현충일 추념식을 시청한 후 집을 나서 2㎞ 떨어진 존슨동산이라 불리는 나지막한 장소에 건립한 현충탑을 찾았다. 동산 사방으로 동편으로는 삼성반도체, 서편에는 화산자락에 용주사와 융ㆍ건릉, 남편에는 역사 깊은 세마대요, 북쪽에는 수원공군비행장이 각각 위치한다. 좀 더 지형을 그리면 앞면에는 안녕ㆍ송산ㆍ양산뜰에 이를 가르며 서해로 흐르는 황구지천, 바로 이웃해 옆에는 농촌계몽 배움터의 상징인 ‘흙벽돌’이 전신인 안용중학교(설립자 고 차학근)와 후면에 까치고개(작현마을)가 있으며
양심 값은 얼마나 될까?마트에 들어서니 눈에 든 대기석 선수들의 등번호다. 대파 1단 1980원, 오이 1개 680원, 애호박 1개 1480원, 참외 5개 9800원, 사과 4개 8800원, 찰토마토 2㎏ 6980원, 돼지삼겹살 668g 1만8700원, 한우국거리 348g 1만5660원, 소주 1병 1350원, 맥주 1캔 1980원…. 마트를 나서 들른 인근 점포 내 벽걸이 TV에 중앙선관위와 큰 분(?)들의 동정이 시끌하다. 말을 튀기니 그 양심이란 놈의 값이 도대체 얼마나 될까? 혜량할 수는 있을까? 나라를 팔아 잡수신 분들이야
제68주년 현충일을 맞이하며6월6일은 제68주년 현충일이다. 우리는 현충일에 대해 얼마나 자세히 알고 있을까?현충일에 별 관심이 없는 사람은 공휴일이라고만 알고 있을 것이고, 조금 더 알고 있는 사람은 국경일이 아닌 공휴일이며 조기(弔旗)를 달아야 한다고 알고 있을 것이고, 더 자세히 아는 사람은 현충일 오전 10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추모하기 위한 사이렌이 울린다는 사실까지 알고 있을 것이다.조기는 어떻게 게양해야 할까? 또한 어떻게 국기를 올바르게 게양할까?‘대한민국 국기법’ 및 ‘대한민국 국기법 시행령’ 그리고 ‘국기의 게양
오월과 흰 꽃아파트 철망 담장을 잡고 오월을 풀어내던 빨간 넝쿨장미가 어제의 비와 바람 때문인지 소복하게 꽃잎이 담장 아래 쌓였다. 아, 벌써 넝쿨장미가 지고 있구나. 오던 길에 멈추어 서서 뒤를 돌아보았다. 철망 담장은 긴 거리는 아니지만 장미의 아름다움을 마음에 담아둘 만큼의 거리는 되었다. 맞은편 가로수로 심어진 이팝꽃은 어느새 하얗게 길가를 향기롭게 하고 그늘을 만들고 한번쯤은 나무를 올려다보며 감탄을 한다.우연히 지인들과 대화를 하다가 “오월에 왜 흰 꽃이 많이 피는지 아세요?” 질문하였다. 모두는 “흰 꽃을 피우는 나무가
뿌리를 찾아서“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이”처럼 걸림이 없는 ‘종심’의 70대분들과의 만남이다. 하시는 말씀마다 삶의 이력은 물론이요 주변에 얽힌 보배로운 서부지역 해안역사가 휘리릭이다.주말 ‘상안농장’을 경영하는 홍응유 회장님으로부터 주변지역에 잠자는 역사(?)를 들으며 메모장에 호기심을 가득 채웠다. 더구나 필자 가문인 수원군수 혈연의 뿌리도 알게 돼 이 또한 ‘기분 좋은 날’에 흥미로운 만남이다.문어를 비롯한 해산물과 맛난 총각김치를 연실 꿀떡한 후 원두막에 오르
삶울지 마라가진 게 없다고진정 삶을 아시는가?환히 미소 짓던 날도스친 씨줄이거니와마르지 않는 눈물도살아갈 날줄이려니 나서지 마라세상을 안다고진정 삶을 아시는가?긴 한숨짓던 날도스친 슬픔이거니와그 자리 서성거림도마중할 기쁨이려니
산소와 넝쿨장미어제는 한여름 무더위 같더니만 오늘 아침은 구름이 많고 흐린 날씨다. 우산을 가져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별걱정을 다하며 집을 나섰다. 볼일을 잠깐 보고 돌아오는데 빗방울이 한두 방울씩 떨어졌다. 고새를 못 참고 비가 오는 거야 하며 투덜거리며 뛰듯 걸었다. 집에 거의 다오니 소나기처럼 쏟아 부었다. 옷이 반쯤 젖고 사가지고 온 물건을 가슴에 품고 아파트 현관으로 뛰어들었다. 머리는 비에 젖어 달라붙었고 가방을 들여다보니 다행히 가방 속은 멀쩡했다.괜히 속이 상했다. 주로 다니는 길가의 넝쿨장미꽃도 보고 여기저기 기웃
나는 왜 여기 앉았는가?1주일 전, 예술에 조예가 깊은 정희준 근대음악관 설립 추진위원장님과의 약속으로 수원대학교 후문 인근 ‘엄미술관’에서 개최하는 전시회로 발길이다. 예술이라? 우선해 음악과 미술이 떠오른다. 이에는 문외한이나 시인과 영화인으로 등재(?)했으니 나름대로 명분이 있는 나들이다. 입구에 들어서 의례적 의전을 마친 후 전시공간을 잠시 둘러보니 한 벽면 중앙에 어두운 바탕 캔버스 위에 쓰인 마르틴루터 킹 목사의 상징인 “I have 어 꿈”이 눈길을 가져간다. 어떤 연관이 있을까? 의문을 그냥 흘린 후 뒤뜰에 마련된 식
우러러 볼수록 높아만 가네글제는 은혜가 하늘같은 ‘스승의 날’ 노랫말 한 구절이다. 스승의 날, 매양 오고가는 날이다. 초교 시절 스승님을 모신 자리에 진즉 다녀왔다는 지인의 전언에 가슴 한 켠이 휑하다.까까머리 녀석이 선생님을 스승님으로 부르니 인생 여울둑을 꽤나 멀리도 왔나 싶다. 귀밑머리 희끗해진 세월을 돌아보니 집울 너머 거리에 나선 세상살이에 가갸거겨 나냐너녀…, 2×1은 2, 2×2는 4. 한글과 구구단을 시작으로 인생 진법에 이르도록 그 가르침이 구릉너머로 너른 뜰을 가르는 강물이다.흔히 칭하는 ‘님’을 부르라 하면 우
다섯 잎 클로버날아가다가 잠시 멈춘 듯 희미한 아카시아 꽃향기와 찔레꽃 향기가 무성한 잎들 속에서 고개를 내밀었다. 공원의 햇빛과 오월의 바람은 싱그럽다. 군데군데 무리 지어 사는 토끼풀(클로버)들은 한창 하얀 꽃을 피우고 잎들은 나뭇잎보다 더 짙은 초록을 자랑하고 있다. 13개월의 외손녀는 나와는 영 친해지지 않는다.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가 않다. 입을 쭈뼛쭈뼛하다가 “앙”하고 울며 지 엄마한테 뒤뚱거리며 달려가 폭 안기든가 빠르게 기어가서 안긴다. 잠깐 사이 눈물을 펑펑 쏟으며 운다. 아마 저를 데려가지나 않을까 겁을 먹는
달항아리 감상구름 타고 ‘심연’의 바다로, ‘푸른 숲’으로, ‘아침 일출’로 길 찾아 떠난 작가의 채색 물감 여정이려.수원시 팔달구청 1층 갤러리에 마련된 최범용 제10회 개인 초대전이다. ‘온고이지신-순간의 풍경’을 주제로 바쁜 일상에서 스쳐간 자연의 순간적인 풍경을 전통의 항아리 형태에 담았다.배가 불룩하니 둥근 모습이 달을 꼭 닮아 달항아리란다. 심오한 작가 세계를 어찌 알랴! 이조백자기에 담은 온정이 마치 어릴 적 어머니 품인지라 이내 둥근 달이 둥실 떠오르는 고향마을 뒷동산에 오른다.“달 달 무슨 달 쟁반같이 둥근달” “검
이곳에 오면 그곳에 가면‘이곳’ ‘그곳’ 어느 것으로 할까 망설이다 모두를 사용한 글제다.‘2동탄지역 호수공원’과 ‘산척저수지’ 주변에 들어선 ‘라크몽’[호수(Lake)와 우주(Monde의 Mon)의 합성어] 복합문화 상업시설에 아침나절의 발길이다.동탄은 영천리, 청계리 등 마을 앞으로 시냇물이 흐르는 광활한 화성시의 동편지역이다. 무봉산, 반석산 등지에서 흘러내린 물길이 중리천, 신리천, 장지천, 치동천으로 이름해 오산천으로 이어간다. 도중에 흐르는 물을 가두어 농업용수로 이용하는 저수지가 꽤나 많았다.그런 “옛이야기 지즐대고 실
‘아트’ 태교5월5일은 어린이날이다. 3일 후엔 어버이날, 그 뒤를 이어 스승의 날이 다가온다. 만화방창의 5월은 가정의 달이다.가정, 사회를 구성하는 뜻보다 정이 흐르는 가족의 공간이다. 포근한 이불처럼 부모의 사랑이 어울린 추억의 저장고요, 세상을 헤쳐 나갈 에너지의 근원이다. “눈 감아도 떠오르는 내 맘에 고향의 강”이려.이럴지니 인간의 원시적 고향인 엄마의 자궁은 어떠려나? 자궁 내 태아에 영향을 미칠세라 좋은 것만 보고 듣고 선한 생각으로 조신하며 열 달을 지내는 동안 어미와 태아는 동심일체이겠다. 진즉, 심신의학의 대표
보리밭봄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맑고 투명한 빗방울이 아니었다. 내가 버린 모든 것들이 어디엔가 끼어 있다가 섞여 내리는 듯 가라앉지 않은 뜨물 같은 비였다. 저런 비에 젖으면 씻어지지 않아 개운하지 않은 마음이 가라앉는 느낌이다. 비는 언제나 깨끗하고 맑았었다. 잔설이 녹듯 꽃잎들이 젖어 길 위에 앉아있다.항상 열려있는 대문을 지나 마당 끝 밭은 늘 보리를 심었다. 가을에 씨를 뿌리고 얼마 후면 잔디 같은 싹들이 파랗게 돋아났다. 보리는 억척스럽게 겨울을 아무렇지도 않게 보내고 봄이 오면 쑥쑥 자라서 파닥거리며 보리 잎을 이리 뒤
화성에서 띄우는 편지 188천년의 노래글제는 당성과 원효대사에 관한 이야기를 소재로 제작 중인 단편영화 제목이다.토요일임에도 촬영하는 스케줄에 일찍 일어나 마도로 이동, 아침식사 후 화성시 서신면에 위치한 당성행이다. 작품 제작을 위해 구봉산 망해루를 시작으로 수원사, 반야사 등 여러 곳에서 촬영했다. 시나리오를 쓴 마당에 비용절감(?)을 위해 연기까지 하게 돼 무척 힘이 든다.배경지인 삼국시대 당성은 1500여년 전 백제시대에 축성된 곳이라 그간 바닷물이 나들던 주변은 지형이 변했다. 당시는 대당과의 교역 관문으로 지정학적 요충지
나물 한 줌 지인께서 벚꽃 보러가자고 초청을 하셨다. 그러나 그날 약속이 있는 날, 먼 밭에 풀을 뽑고 과일나무에 거름을 주기로 했기 때문에 꽃놀이를 갈 수가 없었다. 버릴 게 없던 시절과 너무 버릴 게 많은 풍요로운 시절인데 거기다가 꽃도 참 많다. 늦은 봄 꽃잎이 바람에 떨어지다가 길가를 맴돌며 쌓이는 곳, 마음의 꽃동산이다. 보아도보아도 싫증이 안 나는 무수한 꽃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푸른 보리밭 옆집 할머니께서 안 보이셔서 물어보니 요양병원으로 가셨단다. 순간 정신이 아찔하다. 밭에 갈 때마다 교회 가신다고 교회 버스를 기
“동두천시로 복귀는 어렵다”필자가 거주지역을 동두천시로 옮기면서 가장 많이 드는 생각은 “대중교통으로는 동두천시로 복귀하기가 어렵다”라는 것이다. 동두천시는 개인 승용차를 이용하여 서울 도심에 진입하는 것은 꽤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다. 구리~포천 고속도로,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 등 새로운 도로의 개통으로 서울 도심까지의 이동시간은 약 1시간 정도 소요되며 서울 도심을 제외하면 원활한 교통량으로 큰 정체 없이 이동할 수 있다. 문제는 대중교통인데, 대중교통을 이용해 서울 도심으로 이동하는 것과 동두천시로 복귀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